방금 출근하면서 지하철 3호선에서 "진상녀"를 만났습니다. 아니, "겪었습니다!"가 더 적절한 표현일지도요.
한 8시경이었고, 아마 연신내역이나 불광역을 지났을 때라 기억하는데, 보라색 옷을 입은 아줌마가 일어나길래
"아, 좀 앉으면서 가게 생겼다!" 생각하고 바로 앉았더니, 제 옆에 서 있던 황토색 옷을 입은 젊은 여자가 난리를 치더군요.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고, 머리 위에서 노려보는 느낌이 들어 슬쩍 쳐다보니, "아저씨 왜 처다봐요!" "새치기했잖아요!"
"내가 앉으려고 했던 거 안 보였어요?!" 등의 말로 냅다 쏘아붙이더군요.
그래서 저도 "자리가 나길래 앉은 것뿐이라오", "새치기라니? 나도 (당신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구먼",
"누군가 (어제 할머니-십대 소녀의 난투극처럼) 동영상이라도 찍을지 모르니 그냥 갑시다" 등으로 응수했더니,
그 뒤에도 시비가 계속되던 바... 나중에는 숫제 디카로 제 얼굴을 촬영하더니 자기 친구들에게도
"지하철에서 자리 때문에 아저씨와 시비 붙었다"고 전화하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이에 대해 뭐라 했더니, "왜 시비를 걸어요! 아저씨가 잘못한 거 인정하고 조용히 책이나 읽어요!
난 화장이나 할테니까!" 등으로 나오더군요. 아무튼 정말 답답하기도 하고, 머리 아프기도 하고...
"아저씨(not 원빈)처럼 생겨서 이런 수모를 겪나보다"라는 생각도 들다보니...
앞으로는 역시 조심하고 살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긴 작년엔가 재작년엔가 출시된 어느 일본 영화들 중에 이런 게 있었다죠.
말끔한 초식남 청년이 면접 보러 가던 중에 치한으로 몰려서 경찰서로 끌려간 사건...
그냥 "난 안 그랬어요!"라고 한 마디 항변하면 될 것을, 초식남이라서 아무 소리 못하고 끌려가서 고초를 겪는다는...
그 여자도 분명 제가 그런 류의, "한 마디만 하면 찍소리 못하고 찌그러질 남자"로 본 모양이지만...
정말로 전 얌전히 피해를 보고는 못 사는 성격인지라...
즉, "우린 얌전한 영국인이요" 하면서 신사*숙녀처럼 조용히 있으면 얼마나 큰일을 당하는지를 경험을 통해 깨달은 뒤로
이런 사람에 대해서는 어떻게 나와야 하는지 방침을 세워두었으니까요.
아무튼 이 여자가 제 얼굴을 트위터나 미니홈피 등에 올리고, 저에 대해 악선전을 하더라도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그것을 곧이 곧대로 믿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ps. 어제 그 십대 소녀를 구타한 할머니도 기실 노약자석에 앉아 있는 임산부나 장애인을 폭행하는 노인들과 같은 부류라지요.
하지만 제대로 아는 게 없는 네티즌들은, "장유유서"를 빌어 그 십대 소녀가 잘못했다고 몰아붙이고 있고요.
참 우스운 세상이지요. 대략 고정관념이 지배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랄까...
그러니 앞으로 지하철에서 치한 시비를 보거나, 노인과 젊은이의 싸움을 보더라도 철저한 중립을 지킬랍니다.
엉뚱한 초식남을 악당으로 만들 수도 있으니까요.
ps-2. 그 여자는 제가 종로3가에서 환승을 위해 내리니까 곧바로 제가 앉았던 자리에 앉더니 새침한 표정을 짓더군요.
그 순간 문득 그 여자는 자기가 취하려는 것을 타인이 취하면 끝까지 괴롭혀 빼앗거나 혹은 그 사람을 좌절시키는 부류이며
아울러 그렇게 해서 자신이 얻고 싶었던 것을 얻으면 곧바로 새침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부류구나 하는 생각에
무서움을 느꼈습니다.










덧글
2010/10/05 09:54 #
비공개 덧글입니다.하지만 역시 옛날 어느 천조국 대통령이 찌라지를 상대로 하셨을 때처럼 "상징적인 배상"만 받는 것이 좋겠죠. ^^
불알띠세요. ㅡ_ㅡ;
대략 그 여자가 피해자라고 생각하시는 모양인데... 정말로 소름 돋네요.
어디 지하철에서 치한 누명이라도 뒤집어 써보셔야 이해하실라나.
상황 알지도 못하면서 이렇게 떠들어대다니... 입을 띠세요!
뭐 떼라고는 안할테니 부끄러운줄이나 아세요.
1. 무력하게 자리를 양보했어야 했다
2. 여자한테 윽박질렀어야 했다
둘중 하나를 말씀하시고 싶으신거 맞나요?
....
어휴.. 부끄러
요즘은 마초들하고 꼴페미들이 공생이라도 하나?
'아... 나는 여자를 까는 어떤 무례한 사람을 비난했으니 나는 멋있는 놈이다. 난 정말 멋진 놈이야...'
그렇게 마초처럼 굴면 너 자신이 멋있을 것이다 라고 착각하는건 아니겠지???
헛꿈 깨라. 그래봐야 너 멋있게 생각하는 사람 아무도 없을테니까... 혼자 멋진 놈이 되겠다고 마초가 되길 자청하는 녀석들 보면, 답이 없다.
그냥 미친년 상대 안하면 그뿐이란 건데
진짜 소름돋게 일일히 친절하게 대답해주며
아침출근길에 다른 사람들이 느끼기에 참 행복하게 대화의 장을
만들어 주신거 같아서 답글단겁니다.
손바닥은 마주쳐야만 소리납니다.
그리고 거지같은 개소리들은 답글안달았는데 왠 백범 닉넴이라 답변답니다. 이상.
ps. 근데, 상대안하려다가 그냥 댓글이 그지같아서 한마디 더 하자면,
할머니에게 자리 양보하는 것도 무력하게 자리 양보하는 거네라고 짓거리실 분이군요..
이 ps 보고 또 마초라고 지랄하려나...
2010/10/29 01:08 #
비공개 덧글입니다.'여자' 라는 것을 무기삼아...
나 지금 다니는 회사에도 사무직인데, 그런 여자가 두명이나 있어서 골치 꽤나 아픔...
저런여자... '자기가 취하려는 것을 타인이 취하면 끝까지 괴롭혀 빼앗거나 혹은 그 사람을 좌절시키는 부류이며, 아울러 그렇게 해서 자신이 얻고 싶었던 것을 얻으면 곧바로 새침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부류' 두 명 하고, 전형적인 라디안 한 명, 그리고 3시간 동안 남 욕하는 여자 5명 때문에 속좀 썩는 중...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