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도 슈사쿠 소설 <침묵> - 케로로 캐릭터들로 패러디... 영화*만화*애니감상

로마 교황청에 한 가지 보고가 들어왔다. 포르투갈의 예수회에서 일본에 파견한 페레이라 크리스트반 신부(바로 옆의 초상화 참조...^^;)가 나가사키에서 '구멍매달기' 고문을 받고 배교를 맹세했다는 것이다. 이 페레이라 신부는 일본에 체류한지 33년이 되는데, 주교라는 최고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사제와 신도를 통솔해 온 성직자이다.

 

 

  신학적 재능이 뛰어난 그는 박해를 받으면서도 일본의 위쪽 지방에 잠복해 있으면서 선교를 계속해 왔는데, 교황청에 보고해 온 신부의 편지에는 언제나 불굴의 신념이 넘치고 있었다. 어떠한 사정 때문인지 몰라도, 그러했던 사람이 교회를 배반했다는 사실은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다.

 

  - <침묵>(홍성사 출간) Page7에서 발췌... -

 

 

 

    * "구멍 매달기 고문"이란?

 

    땅바닥에 큰 구멍을 판 뒤, 그 위에 사람을 거꾸로 매달아 놓습니다. 그렇게 하면 피가 머리쪽으로 쏠리면서 잠시 뒤 그 사람의 입과 코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게 되지요. 물론 이 상태로 그대로 놔두면 곧 사망하게 되기 때문에, "고문"의 목적이 "죽이는 것이 아니라 괴롭히는 것"이니만치 귀에 상처를 내어 그곳으로도 피가 흘러나오게 함으로써 기도氣道를 막는 사태는 방지합니다. 하지만 역시 너무 오래 고문을 받으면 사망에 이르는 것 같습니다. 



  결국 로드리고 신부는 대주교의 허락을 받고 스승이신 페레이라 신부님께서 "배교를 안 하셨음"을 확인하고,
  나아가 페레이라 신부님과 함께 - 혹은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만약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 자기들끼리라도 어떻게든 일본 내의 천주교라는 나무를 살리겠다는 목표로 일본으로의 잠입의 길을 가게 됩니다.
 
  오다 노부나가 시절에는 "조총"과 "Money" 등 떡고물이 쏠쏠했기 때문에 천주교의 포교가 허용되었지만, 그 후 - 뭐~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속담이 맞아서인지... - "이 나라 백성들을 모두 천주교 신자로 만든 다음, 그들을 앞세워 침략을 하려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의해 천주교 포교가 금지되고, 나아가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의해 네덜란드 상인 등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전파할 생각이 없이 그냥 장사만 하려는 자들 외의 서양인들에 대한 "쇄국정책"이 이루어지면서 그 많던 신자들 또한 다 없어지거나 혹은 숨어버린 지경에 이르렀던 것이죠.
 
  물론 믿는 것을 들키면 잡혀서 고통을 겪어야 했고요(이는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사정이 비슷했죠).
 
  그렇기에 로드리고 신부와 그의 동료 또한 - 자신들이 다치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자신들 때문에 숨어서라도 열심히 믿던 신도들이 고통받지 않도록 하게끔 하기 위해서라도 - 조심해서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되었지요.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로드리고 신부와 그의 동료 신부는 인도와 마카오를 거쳐 - 마카오에서 만난 기치지로라는 "배교자"의 안내를 받아 - 일본으로 잠입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러나... 



  실제 모델이었던 이탈리아 인 신부님은 구멍매달기 고문을 당했는데, 이 소설에서는 "스스로 도리를 깨닫게 하기로 방침을 정하셨다"는 내용에 따라 "평신도들이 구멍매달기 고문을 당하며 신음하는 소리 듣게 하기" 혹은 "화장실과 다를 바 없는 냄새나고 좁은 방에서 지내게 하기" 등으로 괴롭히는 수준의 고문을 당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하지만 육체적 고문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역시 "심리전", 즉 "심리적 고문"이었죠.

  어느 날엔가 로드리고 신부를 데리고 나와 어디론가로 끌고 간 관헌들은 로드리고 신부가 그렇게도 만나고 싶어했던 페레이라 신부와의 만남을 주선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로드리고 신부가 봐야했던 페레이라 신부의 모습은... 


   이제 오카다 산에몬이 된 "로드리고 신부"는 이후 자신을 고문했고 또한 배교시킨 고위관료인 이노우에 부교오(관직명)에게서 에도(도쿄)의 저택도 하사받고 "아내"도 얻게 되어 그냥 평범한 일본인으로서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주 씁쓸하게 말이죠... "안전한 본국"에서 배교한 자들을 "약해빠졌다"며 욕하는 동료들과 신도들을 비웃으면서 말이죠...  



  이상 소설 <침묵>의 줄거리였습니다.



  ps. 이런 생각도 결국 떠나지 않습니다.

 

  가리옷 유다와 같은... 그렇기에 배교를 해놓고도 자신이 "약하기 때문에" 배교할 수 밖에 없었음에 눈물흘리고 반성하는... 그러면서도 또 배교하고 또 반성하는 기치지로, 한때 천주교 신자이기도 했었지만 이젠 아니라는... 아니 "일본이라는 늪에는 천주교라는 나무는 그 뿌리가 내리기는 커녕 썩을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 또한 "천주교니 개신교니 영국 국교회니... 결국 서로가 서로를 헐뜯을 뿐이며 그 사제들 또한 가식적인 자들이더라"라고 말하는 이노우에, 그리고 "그 분께서 나를 밟으라 하셨다. 그분은 당신께서 우리를 섬기러 오셨기 때문에 (수도복을 비단으로 지어입을 것인가,아니면 무명으로 지어입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이들과 완전히 다르시기 때문에) 그래도 된다고 하셨다"라고 말하는... 그리고 자신은 단지 "닭이 울기 전에 예수님을 세 번 배신한 베드로와 같다"고 중얼거리는 로드리고 신부...

 

  기실 이들 때문에 작가인 엔도 슈사쿠 선생 또한 주변의 "종교인들"로부터 많은 고문을 당하셨겠구나 싶습니다. =_=;

 

   (그나마 초판이 나왔을 때가 마침 인터넷 시대가 아니었기에 망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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